연 매출 30억 화장품 제조사는 왜 수출을 ‘분리’했을까
수출을 고민하는 많은 화장품 회사 대표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의지는 있지만, 막상 인력·비용·리스크가 한꺼번에 겹쳐 보입니다. 그래서 수출은 늘 “언젠가”의 계획으로 남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연 매출 30억 원대의 한 화장품 제조사가 어떻게 성공적으로 수출을 준비할 수 있었는 지, 그 선택이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수출 경험이 전혀 없던 제조사
이 회사는 국내 B2B 거래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만들어온 화장품 제조사였습니다.
연 매출 약 30억 원
국내 거래처는 꾸준히 유지
생산·품질·납기는 내부적으로 잘 관리되는 상태
문제는 수출이었습니다. 수출 경험은 전무했고, 해외 영업을 전담할 인력도 없는 구조였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해외 박람회에 참가하며 몇 차례 바이어 문의를 받기는 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관심은 있는데,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더라고요”
박람회 이후 바이어들과의 후속 미팅에서 회사가 부딪힌 문제는 명확했습니다.
국가별 인증과 규제에 대한 정보 부족
영어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할 인력 부재
가격·MOQ·물류 조건에 대한 내부 기준 미정
대표는 수출 자체에 부정적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렇게 말씀하시곤합니다. “해보자는 마음은 있는데, 이걸 기존 조직에 얹는 순간 감당할 수 있을까싶어요.” 수출을 위해 인력을 새로 채용하거나 초기 비용을 크게 투입하는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았습니다. 국내 사업을 잘 굴리는 것만으로도 조직은 이미 충분히 바쁘기 때문이었죠.
이 회사가 내린 결론은 ‘수출을 내부에서 분리하는 것’
고민 끝에 이 회사가 선택한 방향은 단순했습니다.
“수출까지 잘해보려고 욕심부리지 말고, 국내 사업과 분리해보자!”
국내에서는 이미 제조와 유통, 영업이 완전히 분리된 구조로 사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표에게 이 개념은 낯설지 않았습니다. 그 논리를 해외에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이 회사가 ‘내부에 남긴 것’과 ‘외부로 나눈 것’
이 회사는 수출을 시작하며 모든 일을 내부에서 끌어안지 않았습니다.
내부에 남긴 영역
제품 기획 및 제조
품질 관리
기존 국내 거래처 운영
외부로 분리한 영역
해외 바이어 커뮤니케이션
국가별 인증·규제 대응
해외 유통 및 판매 구조 설계
이렇게 역할을 나누자, 수출은 갑자기 ‘큰 결단’이 아니라 관리 가능한 선택지로 바뀌었습니다.
수출은 ‘확장’이 아니라 ‘검증’이 되었습니다
이 구조의 가장 큰 변화는 관점이었습니다.
수출이 성공해야만 의미 있는 일이 아니라
시도해보고 판단할 수 있는 실험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내부 조직은 기존 국내 사업에 집중할 수 있었고, 수출은 별도의 트랙에서 움직였습니다. 대표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잘 되면 확장하면 되고, 아니면 접어도 회사에 큰 타격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출이 부담이 아닌 선택지가 되자, 결정은 훨씬 빨라졌습니다.
이 사례가 말해주는 것
이 사례가 특별해서 수출이 가능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많은 화장품 회사들이 처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매출 규모가 아주 크지도 않고
수출 전담 조직도 없었고
해외 경험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수출을 검토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입니다.
수출을 ‘우리 회사가 전부 감당해야 하는 일’로 두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수출을 고민 중이라면, 이 질문부터 해보시길 바랍니다
수출을 시작하기 전에 모든 준비를 끝낼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이런 질문은 필요합니다.
반드시 내부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외부 구조로 분리해도 되는 일은 무엇인가
수출이 국내 사업을 흔들지 않도록 만들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시작하는 순간, 수출은 막연한 목표가 아니라 현실적인 검토 대상이 됩니다.
시리즈를 마치며
이 시리즈에서는 수출을 못 하는 이유를 찾기보다, 왜 수출이 항상 부담스럽게 느껴지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수출은 준비의 끝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역할을 나눌 수 있는 구조가 보이는 순간, 수출은 ‘언젠가’의 일이 아니라 지금 검토해볼 수 있는 선택지가 됩니다.


